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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만 쉬어도 미세플라스틱 들어온다…세계 최초 콧속에서 발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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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만 쉬어도 미세플라스틱 들어온다…세계 최초 콧속에서 발견

사계 5 2025. 1. 1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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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콧속 조직에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된 생물을 섭취하는 경로뿐 아니라 일상적인 호흡을 통해서도 체내에 흡수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민현진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정진영 박사 공동 연구팀은 인간 비강 조직에서 식별된 미세플라스틱의 특성을 분석한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 ‘알레르기 및 비과학 국제포럼’에 게재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진은 중앙대병원에서 코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서 코털과 코 내부 중·하비갑개, 비인두액 등의 표본을 채취해 미세플라스틱의 존재 여부와 특징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총 10개의 표본에서 39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부위별로는 미세플라스틱이 코털에서 86개, 하비갑개 93개, 중비갑개 51개, 비인두액 129개, 중비강액에서 31개가 확인됐다. 이들 미세플라스틱은 파편(90.8%) 형태가 대부분이었고 섬유(9.2%)의 비중은 낮았다. 발견된 플라스틱 종류는 매우 다양했다. 폴리에틸렌, 폴리에스터, 폴리스티렌, 폴리우레탄, 폴리프로필렌 등 일상에서 다용도로 흔히 활용되는 소재들을 비롯해 아크릴 폴리머, 폴리스티렌 코폴리머,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코폴리머 등으로 구성됐다.

그동안 실제 사람의 비강 점막 조직에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하는 것을 밝혀낸 사례는 없었다. 일반적으로 5㎜보다 작은 크기의 플라스틱 조각을 미세플라스틱이라 부르는데, 산업용으로 본래부터 미세한 크기로 만들어지거나 사용 후 버려진 플라스틱 제품이 해양·지표면에서 잘게 분해돼 생성된다. 이렇게 급증한 미세플라스틱은 다양한 생물의 몸으로 들어간 뒤 먹이사슬을 거쳐 인간에게도 도달하며,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이 마모되면서 체내로 흡수되기도 한다.

인체에 들어온 미세플라스틱 중 대부분은 자연 배출되지만 크기가 극히 작아 20㎛ 이하면 몸속 장기 곳곳으로 침투할 수도 있다. 이렇게 체내 조직에 흡수된 미세플라스틱은 세포 손상 및 독성을 유발하고 과도한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호흡기에도 염증을 유발해 기관지염·천식과 같은 호흡기질환을 심화시키고 폐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선 호흡을 통해 바깥의 공기가 지나는 콧속의 여러 부위에서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발견함에 따라 공기 중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이 음식 섭취가 아닌 일상적인 호흡을 통해서도 흡수될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코와 호흡기를 통해 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또한 추가 연구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현진 교수는 “최근 자연환경에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내로 흡수될 가능성과 흡수된 이후 인체 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관심과 연구가 있어 왔다”며 “실제 사람의 비강 점막 조직에 미세플라스틱의 존재 여부가 보고된 바가 없었던 상황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사람 비강 조직 내 미세플라스틱의 존재를 규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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