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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건강 지키려면 과식 피하고 운동하라

사계 5 2025. 1. 1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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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고려대 안암병원)


 


심혈관질환 환자와 고위험군은 특히 겨울에 조심해야 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한다. 혈관이 좁아지다가 완전히 막혀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악화할 수 있다. 혹은 동맥경화가 있는 혈관이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협심증(변이형 협심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때 굳은 혈관이 터지면 역시 급성 심근경색이 돼 버린다. 심근경색은 초응급 상태다. 최대한 빨리 병원에 가야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유철웅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60분 이내에 막힌 혈관을 뚫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심근경색은 여름보다 겨울에 발생 확률이 높다. 심근경색은 겨울철 돌연사의 가장 큰 주범에 속한다. 심근경색 위험을 낮추면 돌연사 위험도 낮출 수 있다. 유 교수는 “평소 심혈관 건강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정기적으로 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심근경색과 돌연사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심혈관질환에 대한 정보를 알아둘 필요도 있다.

● 협심증부터 알아두자

심장혈관이 이런저런 이유로 좁아지면 심장에 혈액이 덜 전해진다. 심장은 3개의 심장혈관으로 연결돼 있는데, 이를 관상(冠狀)동맥이라고 한다. 동맥경화증이나 혈전(血栓·피떡)으로 관상동맥의 70% 정도가 막히거나, 혈관 수축 등으로 협착되면 혈액 공급이 줄어든다. 심장으로 가는 산소와 영양도 부족해진다. 심장이 이른바 허혈(虛血·혈액 부족) 상태에 빠진다. 이것이 협심증이다.

협심증은 보통 3종류로 구분한다. 첫째가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혈관이 협착해 생기는 협심증이다. 만성 협심증, 혹은 안정형 협심증이라고 한다. 둘째, 죽상(粥狀)경화증으로 인해 생긴 혈전이 혈관을 막아 생기는 것을 불안정형 협심증이라고 한다. 셋째, 죽상경화증이 없는데도 혈관이 경련을 일으키거나 수축하는 바람에 혈류 장애가 생기는 협심증으로, 변이형 협심증이라고 한다.

동맥경화와 죽상경화는 비슷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다르다. 두 증세가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다.

동맥경화는 말 그대로 동맥이 단단히 굳는 것이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노화와 고혈압이 가장 큰 원인이다. 섬유화가 진행돼 혈관 탄력도가 떨어져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혈관 건강에 더 치명적인 건 죽상경화다. 죽상경화의 가장 큰 원인은 지방과 콜레스테롤이다. 동맥의 가장 안쪽 벽에 지방과 콜레스테롤 덩어리가 쌓여 혈전이 된다. 혈전에 혈소판, 적혈구까지 달라붙으면 덩어리는 점점 커진다. 이 커진 덩어리가 혈관을 막으면 혈류 장애가 생긴다. 이런 현상이 뇌동맥에서 일어나면 뇌경색, 관상동맥에서 일어나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된다.

● 다양한 징후를 잘 살펴야

60세 남성 이진성(가명) 씨는 어느 날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졌다. 가슴에서 쿵쿵거리는 느낌도 들었다. 한숨을 자주 내쉬기도 했다. 처음에는 이런 증세가 1∼2분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그러다 증세가 지속되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나중에는 10분 이상 통증이 이어졌다. 유 교수는 이 씨가 협심증 단계를 지나쳐 심근경색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 씨가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있는 데다 상당한 흡연가였기 때문.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흡연 비만은 심혈관질환의 대표적인 위험인자(因子)다.

유 교수는 “위험인자를 가진 고위험군의 경우 흉통뿐 아니라 흉부 불편감이 그 전조 증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며칠 동안 그전에 느끼지 못했던 불편한 느낌이 가슴과 그 주변에 나타난다면 협심증 여부를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협심증 단계에서는 흉통이 나타나더라도 강도와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묵직한 통증을 느끼지만, 어떤 사람은 바늘로 콕콕 찌르는 통증을 느낀다. 반면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느끼는 이도 있다. 통증이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그 대신 무거운 돌덩어리를 가슴에 얹은 것처럼 답답할 수 있다. 이 씨가 그런 사례에 속했다. 때에 따라서는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도 있고 호흡 곤란을 호소할 수도 있다. 방사통(放射痛)이 생겨서 왼쪽 턱과 귀에 통증이 느껴질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증세가 협심증 때문에 발생한 것인지 육안으로는 구분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유 교수는 20대 초반 여성 박지수(가명) 씨 예를 들었다. 박 씨는 심한 흉통으로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박 씨 심장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박 씨는 고혈압도, 당뇨도 없었고 흡연자도 아니었다. 협심증 위험인자가 없는 것. 유 교수는 “박 씨는 직전에 연인과 헤어졌다고 했는데, 그 상실감에다 위장관 문제 등이 겹쳐 흉통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흉통이나 흉부 불편감이 협심증으로 인한 것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유 교수는 “심전도검사나 운동부하검사를 받으면 협심증 여부를 알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50대 이후에는 1, 2년마다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협심증이 진단되면 증세에 따라 치료법은 다르다. 혈관확장제와 항혈전제를 쓰는 게 보통인데 막힌 정도가 심하다면 스텐트 시술을 한다.


 




● 남녀 증세 약간씩 달라


대체로 여자보다는 남자가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높다. 남자들이 음주와 흡연에 더 많이 노출돼 있고 고혈압 유병률(有病率)도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자도 심혈관질환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일수록 그렇다. 유 교수는 “여자는 나이가 들어 혈관질환이 생기면 호르몬 영향으로 동맥경화가 더 빨리 진행된다. 혈관 크기도 남자보다 작아 혈전도 더 쉽게 생기는 체질이 된다”고 말했다.

협심증일 때 나타나는 증세도 남녀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다. 남자는 보통 운동을 하거나 움직일 때 통증이 나타났다가 쉬었을 때 사라지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활동량이 많아지면서 심장이 빨리 혈액을 공급해야 하는데 혈관이 좁아져 있어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휴식을 취하면 다시 혈액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통증이 사라지는 것.

반면 중년 이후 여자에게는 이 같은 흉통보다는 흉부 불편감이 더 많이 나타나는 편이다. 돌덩이를 가슴에 올려놓은 것처럼 답답함을 느낀다. 이른바 화병이라 부르는 증세도 많이 나타난다. 유 교수는 “중년 여성은 비전형적인 경우가 많다. 화병이라고 넘길 게 아니라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게 옳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는 증세를 아예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당뇨병성 신경증으로 인해 감각이 둔해지기 때문이다. 흉통이나 흉부 불편감이 분명히 있는데도 본인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정기적인 검사 외에는 이를 알아낼 방법이 없다.

고위험군의 경우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좁아진 혈관이 막히거나 터진다면 곧바로 급성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20분 이상 통증이 지속된다면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신속하게 병원에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 심혈관질환 예방하려면

고위험군은 겨울철 야외 활동을 삼가는 게 좋다. 추운 날씨에 외출할 일이 생기면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유 교수는 “목 윗부분이 열이 많이 발산되는 부위다. 머리와 얼굴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자와 마스크는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평소에는 위험인자를 없애는 생활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유 교수는 “위험인자를 방치하면 심장 건강을 지킬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를 위해 식습관 개선을 권했다. 일단 과식을 피해야 한다. 남은 열량이 내장이나 혈관 벽에 쌓이면서 심혈관질환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약간 허기진 느낌이 들 정도로, 배가 부르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만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했다.

야식도 삼갈 것을 주문했다. 음식이 너무 맵거나 짜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혈압을 높이며 혈관을 수축시킬 수 있다. 음식도 싱거운 느낌이 들 정도로 먹는 게 좋다.

유 교수는 운동을 생활화하라고 주문했다. 식사한 후 바로 드러눕지 말고 단 몇 보라도 움직이는 습관을 만들라는 것이다. 운동을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너무 강도를 높이지 말고 자신에게 맞게 시작해야 한다. 너무 춥거나 더울 때 운동은 피한다. 땀을 흘리면 반드시 물을 마셔줘야 혈액 점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유 교수는 “금연과 절주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지만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들만 잘 지켜도 심혈관질환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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