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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에만 10년 걸린 체코원전…수십년 먹거리 된다 본문
무탄소 시대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원자력발전이 다시 주목받는다. 에너지 안보와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도 원전의 중요도가 높아진다. 우리나라는 '수주·건설-운영·관리-사용후핵연료-해체' 등 원전 전(全)주기의 경쟁력을 보유해 전세계로부터 러브콜을 받는다. 이 전주기는 통상 100년 이상의 긴 시간이 걸린다. 오랜시간 철저히 준비하고 실행에 옮겨야한다. 원전강국의 조건은 바로 이 축적의 시간이다. 머니투데이가 원전 전 주기를 통해 원전강국으로 가는 로드맵을 살펴본다.
24조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하루 아침에 성사된 일이 아니다. 체코 정부는 한국을 선정한 배경으로 △가격 △품질 △납기 준수 등 세 가지를 꼽는다. 이를 증명한 게 한국이 처음으로 수출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이다.
2009년 이명박 정부 때 수주한 바라카 원전은 2018년 3월에 1호기가 준공됐다. 준공식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11월엔 체코 총리를 만나 UAE 원전의 납기 준수를 예로 들며 체코 원전 세일즈에 나섰다.
그전에 체코 원전 참여 의향을 공식화한 건 박근혜 정부 때다. 2015년 3월 체코를 순방한 박근혜 대통령은 체코가 추진하는 원전 사업에 지분 참여 의향을 밝혔고 같은 해 12월 한-체코 원전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정권과 무관하게 약 10년에 걸친 노력 끝에 얻은 성과인 셈이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은 2029년 착공, 2036년 시운전이 목표다. 건설 기간보다 수주 과정이 더 오래 걸릴 정도로 신중한 이유는 원전이 준공으로 끝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체코 입장에선 현지 공급망 구축 등 현지화도 고민해야 하고 제 3국 공동진출 등 협력 가능성을 타진해야 한다. 원전의 유지·보수 등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한국이 지난해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같은 해 9월 체코와 원전 건설에서 인력 양성, 폐기물 관리에 이르는 전(全) 주기 협력 협약을 맺은 것도 이 때문이다. 체코 현지에서 만난 원자력 관련기관, 원전 납품기업, 원자력 학계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규 원전 프로젝트를 바라봤다.
2009년 첫 단추 꿴 두산스코다파워…현지 공급망 기업들도 낙수효과 기대
체코 원전 수주전의 공신 중 하나로 꼽히는 두산스코다파워는 수주를 위해 오래 전부터 기반을 닦았다. 체코 스코다그룹의 발전설비 전문 업체였던 스코다파워는 2009년 두산그룹에 인수(지분 100%)됐다.
두산스코다파워는 두코바니 원전에 증기터빈을 납품할 예정인데 체코 정부가 요구하는 현지화율에 톡톡히 기여했다. 1000명에 이르는 직원 중 한국인 근무자는 법인장 등 세 명에 불과할 정도로 현지인들에겐 '자국 기업'이란 인식이 강하다.
두산그룹은 두산스코다파워를 유럽 원전발전 수주의 핵심 거점으로 키우기 위해 두산에너빌리티 발전기 기술도 이전하기로 했다. 발전기는 터빈의 회전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기로 기술이전이 완료되면 두산스코다파워는 2029년부터 발전기를 자체 생산할 수 있다.
임영기 두산스코다파워 법인장은 "유럽에서 원전 건설 수요가 높아지면서 발주가 계속 나올 거고 이번 체코 수주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며 "유럽 내 오래된 원전들은 러시아가 건설한 경우가 많은데 두산스코다파워를 중심으로 유럽 내 원전 개보수 수요에도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전 기자재 공급 계약을 맺은 체코 아마튜리 그룹(ArmaturyGroup)은 이번 신규 원전을 시작으로 원전 사업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다. 아마튜리 그룹은 원전에 필요한 다양한 직경의 배관용 밸브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원전 부문은 유지·보수 사업에서만 매출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리보 크레멜(LiborKremel) 아마튜리 그룹 가스·수소·발전 사업부문 이사는 한국의 수주와 관련 "현지 공급망을 최대한 활용할 것을 기대한다"며 "과거 체코는 원자력 부문에서 체계적인 공급망을 갖췄지만 최근 몇 년간 업계가 정체되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슬로바키아나 최근 건설된 다른 유럽의 원전은 상업운전 개시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며 "우리는 초기에 발표된 일정이 꼭 지켜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전 박사 인력 양성도 맞손…방폐장까지 전주기 협력
체코 원전 수주전의 공신 중 하나로 꼽히는 두산스코다파워는 수주를 위해 오래 전부터 기반을 닦았다. 체코 스코다그룹의 발전설비 전문 업체였던 스코다파워는 2009년 두산그룹에 인수(지분 100%)됐다.
두산스코다파워는 두코바니 원전에 증기터빈을 납품할 예정인데 체코 정부가 요구하는 현지화율에 톡톡히 기여했다. 1000명에 이르는 직원 중 한국인 근무자는 법인장 등 세 명에 불과할 정도로 현지인들에겐 '자국 기업'이란 인식이 강하다.
두산그룹은 두산스코다파워를 유럽 원전발전 수주의 핵심 거점으로 키우기 위해 두산에너빌리티 발전기 기술도 이전하기로 했다. 발전기는 터빈의 회전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기로 기술이전이 완료되면 두산스코다파워는 2029년부터 발전기를 자체 생산할 수 있다.
임영기 두산스코다파워 법인장은 "유럽에서 원전 건설 수요가 높아지면서 발주가 계속 나올 거고 이번 체코 수주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며 "유럽 내 오래된 원전들은 러시아가 건설한 경우가 많은데 두산스코다파워를 중심으로 유럽 내 원전 개보수 수요에도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전 기자재 공급 계약을 맺은 체코 아마튜리 그룹(ArmaturyGroup)은 이번 신규 원전을 시작으로 원전 사업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다. 아마튜리 그룹은 원전에 필요한 다양한 직경의 배관용 밸브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원전 부문은 유지·보수 사업에서만 매출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리보 크레멜(LiborKremel) 아마튜리 그룹 가스·수소·발전 사업부문 이사는 한국의 수주와 관련 "현지 공급망을 최대한 활용할 것을 기대한다"며 "과거 체코는 원자력 부문에서 체계적인 공급망을 갖췄지만 최근 몇 년간 업계가 정체되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슬로바키아나 최근 건설된 다른 유럽의 원전은 상업운전 개시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며 "우리는 초기에 발표된 일정이 꼭 지켜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전 박사 인력 양성도 맞손…방폐장까지 전주기 협력
학계 차원에서도 한국과 원전 협력은 과거부터 미래까지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다.
카렐 카토프스키(KarelKatovsky) 체코 브루노공대 기술대학 부교수는 "2017년부터 우리는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KINGS)와 협력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석사 과정 수준에서만 협력해왔지만 앞으론 연구개발과 박사 과정에서 더 많은 협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까운 미래에 석탄화력발전소들이 폐쇄될 예정인데 지금 새로운 원전 건설을 시작하지 않으면 10~15년 후에는 우리의 에너지의 약 1/3을 수입해야 할 수 있다"며 "전체 전력 생산 중 원력 비중을 약 50% 수준으로 안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원전의 마지막 생애주기인 방폐물 관리 부문에서도 협력은 이어진다. 지난해 9월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수라오와 방폐물관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오는 3월 본계약이 체결되면 두 기관은 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을 포함한 방폐물 처분시스템을 공동연구할 예정이다. 체코는 현재 블코프(Vlkov) 지역에URL을 갖춰 한국보다 앞선 상황이다.
루카스 본드로비치(LukasVondrovic) 체코방폐물관리기구(SURAO) 대표는 "한국과 협력을 아주 기대하고 있고 연구 주제인 저장소 운영이나 심지층 처분 등에 관해서도 언제든 논의할 준비가 돼있다"며 "체코 블코프 지역의URL심층 연구도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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